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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은행 살림일기] 500명이 5억을 모아 하려 했던 일

작성자 : 희년함께 (220.121.145.***)

조회 : 1,347 / 등록일 : 20-06-04 17:38

 

 

 

500명이 5억을 모아 하려 했던 일

 

 


안녕하세요. 작년 5월부터 살림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1년째가 되었습니다. 2020년 5월, 희년은행에 관심과 애정 보내주시는 여러 분들께 살림일기를 통해 다시 인사를 전합니다.


5월 한 달 동안 희년은행에는 기록해 두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먼저는, 지난 5월 9일 희년은행 출자금 총액이 5억 원을 넘어선 일입니다. 그날 페이스북에 이 소식을 적으면서, '달성', '돌파'라는 표현을 쓸까 하다가 이내 쓱싹, 지워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500여 명의 조합원이, 5억 원을 모은 이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매달 초, 조합원 한 분 한 분께 문자 연락으로 출자금 현황 경과 보고를 드리고 있습니다. 거기 그 표를 보면, 희년은행은 그야말로 '십시일반 대안금융'의 구현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수의 몇 사람이 목돈의 자금을 출현해 그 기금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500여 명의 조합원이 각자의 형편과 여력에 따라 저축액을 모으고 또 모아서 누적해 놓은 기금이 이렇게 모인 것입니다. 마치 저 옛날 벽돌 한 장 한 장을 나르고 쌓아서 교회 예배당, 학교를 지었던 마을 성도, 이웃들의 정성과도 같은 기금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 희년은행 행보의 목적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한 사람이 열 걸음을 내딛는 것'에도 의미가 없지는 않겠지만, 되도록이면 희년은행은 '열 사람이 다같이 한 걸음씩'을 내딛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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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지난 5월 19일에 누적 대출금 3억 원이 넘어 선 일입니다. 사실, 여기 이 대목에서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출자금은 5억 이상이 모였는데, 누적 대출금이 3억 원이라니... 모은 돈에 비해 쓴 돈이 적은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실 법도 합니다.

 

변명(?)을 하자면, 희년은행은 출범 이후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재무상담을 기반으로 한 적정 대출의 모델'을 안착시키기 위한 준비기를 보냈습니다. 조합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주신 출자금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 차원도 있고, 대출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지금 당장의 공급'을 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위한 적정 지원'에 무게를 둔 대출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하는 필요도 있었던 거지요.

 

준비기를 지나 이행기를 맞이하게 된 것일까요? 작년부터 대출 사례가 서서히 누적되는 추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들은 이 흐름을 유의미하게 지켜보면서 올해를 맞이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달 5월에 누적 대출금 3억 원을 넘어 선 것이 실무자들에게 뜻 깊은 기록이 되었고, 이 사정에 대해서 조합원 분들께도 어떻게든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기대하기로는, 누적되는 출자금과 누적되는 대출금 사이에 균형 흐름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지난 4월 29일이 희년은행 출범 4주년이 되는 날이었으니, 5월 들어 희년은행은 출범 5년차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십시일반의 상호부조 대안금융 시스템을 구축해서, 재무상담을 기반으로 한 적정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제 출범 5년차를 맞이한 희년은행이 앞으로도 계속 구하고 찾고자 하는 꿈입니다.

 

이런 이유로, 출자금 5억 달성이니, 돌파니 하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졌었나 봅니다. 열 사람이 함께 내딛는 한 걸음으로, 희년은행도 주어진 몫에 걸맞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광 희년은행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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