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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기대 / 최진혁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523 / 등록일 : 20-04-04 18:02

 

 


희망과 기대

 

 

 

최진혁 / 희년함께 회원


d62035469dd6bd5ff29c6baf607e0b1a_1585991지난겨울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 고교동기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다. 서울은 참 좋다. 전 세계 대도시중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니 말이다. 일제가 도성 한양을 그들의 입맛대로 난개발을 하기 전 조선시대 내내 보호 정책에 의한 결과이기도 하며, 천혜 자연의 축복이기도 하리라!


산행 후 종로 의료기 상가를 거쳐 낯선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익숙지 않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아주 오래전 조그만 기계 부속품을 깎기 위해 찾았던 건물이었다. 발로 굴리는 오래된 선반으로 나사와 기계 부속을 깎는 자영업 노동자들의 일하는 모습에서 뭔가 울림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다닥다닥 밀집된 공간에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던 나이 지긋한 시계 수리공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오늘 와보니 간혹 젊은 수리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맘이 들었다.


오래전 NHK 제작 스위스 시계 제작 명장들의 다큐를 본 적이 있다. 80년 대 값싼 일본 전자시계의 거센 파고에 스위스 시계 산업이 벼랑으로 몰릴 무렵, 실업자가 된 시계 제작 기능공이 단순한 수리공으로 전락, 생계를 유지하다가 자신의 이름을 건 명품 시계 제작자로 명장의 반열에 오른 몇 사람의 이야기였다.


d62035469dd6bd5ff29c6baf607e0b1a_1585991청계천 일대는 소규모 자영 기능공들의 오랜 터전이었다. 한 때 이곳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풍문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었으리라. 70년대 부친이 섬유 가공업에 종사하실 때, 일제 독일제 원기계 부품 중 국내에서 구할 수 없었던 정밀 부속들을 그곳에서 제작했던 일들을 기억한다.


기술을 지속적으로 숙련하고 개발한 사람보다 어느 중간에 부동산 투기로 갈아탄 사람들이 훨씬 큰 부를 누리는 세상이 된 지 오래다.


현재 을지로 일대가 빠른 속도로 재개발되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의 바람이 ‘조물주 밑의 건물주’인 나라에서는 스위스와 같은 고부가가치 명품 시계 제작 장인들의 배출은 언감생심...포르쉐, 람보르기니, 루이뷔통 등 명품들은 영구히 수입에만 의존해야 하거나 짝퉁 제작 정도로 그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사람의 노동이 소중히 대접을 받고, 땅의 가치를 만민이 누리는 희년 세상은 이 땅과 사람을 만드신 창조주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록 좁은 길이지만, 그 나라와 공의를 구하는 희년함께의 일꾼들이 있기에 희망과 기대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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