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시다, 희년으로. / 여정훈
조회 : 1,054 / 등록일 : 19-09-03 15:42
갑시다, 희년으로.
희년예배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여정훈 / 희년예배 기획위원
희년함께는 복음에 온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믿음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대천덕 신부와 함께 헨리 조지 사상을 연구하던 기독교인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가진 사람은 더 부유해지는 세상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이 주신 풍성한 선물들을 누리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성경 안에 있으며, 예수님의 사명 역시 그것이었다는 사실(눅 4:18-19)을 깨닫고 이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습니다.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하나님이 주신 풍성한 선물들을 누리며 기쁘게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더 잘 전하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희년함께는 플레이트(구 마커스 커뮤니티), 희년세대와 만나 희년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이 예배를 통해 희년의 관점에서 성경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강사들에게 말씀을 전할 자리가 주어졌으며, 한국 사회를 넘어 한반도 전체에 희년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중보기도의 자리가 생겨났습니다.
연합예배를 드리며 희년함께 실무자들은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희년예배를 통해 가난에 시달리는 이들, 특별히 부채의 짐을 진 청년들이 빈곤의 고리에서 해방되어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나누어주는 이들로 서게 하는 꿈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 꿈은 2016년 ‘희년은행’ 사역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라나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갖게 되었습니다. 희년은행은 고금리의 빚을 진 청년들이 늘어나는 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된 목표였는데, 이 사역이 진행되면서 청년들이 지고 있는 짐이 빚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가난, 혹은 가난한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마음의 고통 역시 겪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문제의 한복판에서 희년함께는 경제적 문제와 마음의 문제라는 총체적 난관에 처한 이들을 치유하는 전인적 사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임시적 처방을 통해 단번에 해결될 수 없습니다. 마음은 몸과 연결되어 있으며, 반복되는 마음의 문제는 외부적 환경의 개선과 함께 새로운 마음의 습관을 연습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년예배가 몸과 마음 전반의 영역을 통해 희년을 경험할 수 있는 현장이어야 하고, 하나님 나라의 삶을 연습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습관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희년예배는 새로운 길을 개척합니다.
새로운 희년예배는 성취된 희년을 미리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1) 예배 공간, 자리 배치, 말씀을 읽고 나누는 방법을 모두 바꾸어 모든 사람을 환영하시고 차별 없이 풍성히 주시는 하나님의 성품이 반영되는 방식을 탐구할 것입니다.
2) 빚 문제로 고통 받는 이들이 실제적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재무상담, 긴급지원, 경제적 나눔 등이 예배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입니다.
3)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희년의 기쁨을 일상 가운데 누릴 수 있도록 희년의 영성을 훈련하는 방법들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 것입니다.
시작할 준비는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함께해주시면 됩니다. 9월 3일 희년실천주일 연합예배는 그 시작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 갑시다, 희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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