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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복음의 일상화 / 안정권

작성자 : 관리자 (220.88.188.***)

조회 : 1,366 / 등록일 : 19-10-08 13:42

 

 

 

희년 복음의 일상화

 

 


안정권 / 희년함께 운영위원


많은 희년함께 회원들에게도 그렇겠지만 희년은 제 인생의 키워드입니다. 성경의 희년이 보여주는 땅에 대한 청지기적 접근, 인간의 존엄과 약자에 대한 존중, 빚의 탕감과 근원적 회복을 접하며 인생에서 잊기 어려운 감동과 울림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희년에 관한 말씀들이 단지 묵상과 통독의 대상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성경적 원리라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뜁니다)


대학생 때 경험한 희년의 감동은 제 인생의 결정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저는 희년과 성경적 토지정의를 보다 깊이 고민하기 위해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대학원을 다니면서 짧게나마 희년함께(당시에는 성토모) 간사로서 활동도 하였습니다. 이 때, 토지+자유연구소, 희년함께 회원 모임, 예수원, 한동대 동아리 등 자기 자기에서 사명감과 열정으로 희년 사상과 토지정의의 실현에 헌신하는 이들을 알게 되면서 또다른 인생의 도전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원을 마치면서 개인적인 관심은 희년 정신의 다양한 적용과 확장으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성경 속 희년 사상의 근간은 토지 제도에 있지만, 성장 지상 자본주의로 인해 불평등과 몰인간성이 심화되는 우리 사회와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무기력하고 오히려 스스로 타락하여 세상으로부터 비난 받는 한국 교회를 보며, 희년이 선포되고 회복되어야 할 영역들이 너무도 많다는 고민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노동 착취와 비인간적인 관행들에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비즈니스에 희년을 선포해야 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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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졸업 이후에는 계속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분야의 일을 해오면서 기업 조직에 희년의 원리를 실천하는 방법들을 조금씩 체계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안식년과 희년을 말하는 레위기 25장에서도 34절까지는 우리가 잘 아는 땅에 대한 내용이지만, 35절 이후부터는 희년의 관점에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공생애 시작과 함께 나사렛 회당에서 이사야의 글로 희년을 선포하셨던 모습과 마태복음 11장에서 세례요한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보며, 그리고 예수님의 비유와 가르침에 관한 일화들을 묵상하며 오늘날 자본주의의 동력으로 작동하는 비즈니스를 보다 선하게 변화시킬 아이디어들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저는 ‘희년의 경영’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희년을 자기 삶의 모토로 삼을 수 있고 각자의 일상에서 다양하게 실천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레위기에서 하나님이 율법으로 주셨던 50년 주기의 희년 제도는 예수님 이후로 율법의 틀을 초월하여 자유의 해, 은혜의 해라는 영적이면서 동시에 실제적인 가치로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 전반을 보더라도 현실의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희년의 복음을 선포하고 다니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희년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억눌린 청년들의 삶에 대안 금융이라는 또다른 희년의 메아리를 전하는 희년은행의 활동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아직은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희년을 단지 구약의 이야기나 또는 적용하기 어려운 이상으로 여기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희년함께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희년의 복음이 여전히 유효하고 살아 있으며, 희년 정신에 기반한 제도가 불의한 시스템과 구조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희년함께를 통해 더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에게 전파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문제, 환경 위기, 노동 착취, 인간성의 훼손, 공동체의 붕괴 등 답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들에 희년의 상상력을 가지고 온전한 회복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크리스천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도하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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