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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작성자 : 최진혁 (222.98.32.***)

조회 : 563 / 등록일 : 21-01-29 22:40

<외할머니와 땅 >
일제강점기,부여에서 일본인논 소작과 행상을 하며 남매를 억척스레 키우던 젊은 과부가 있었다. 태평양전쟁말,아들이 일본군에 징집되어 전쟁터로 나갔다.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은 패망했고,조선은 해방이 되었다.징병 나갔던 마을의 청년들이 다 귀향하고 있었으나 그녀의 아들은 해방 몇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금지옥엽 새끼의 무소식에 맘을 졸이며 바람이 세차던 어느봄, "정배 엄니~~!" 집앞 너른 논 땀펄에서 황급히 들려오는 이웃의 소리...!  "정배가 돌아 왔슈...!!!"
일본 본토 대판(오사카)사수 병력으로 착출, 일제 패전 후 혼란스런 상황에서 돌아오다 보니 길이 멀고 험했던 탓의 늦은 귀환이었다.과부는 이듬해 며느리를 얻었고 다음해는 손주도 보았다.이제 평화스런 땅에서 행복하게 살게 되었고, 농지개혁으로 자작농이 되어 아들이 농사꾼으로 안정될 무렵,과부는 맹장염이 생겼다. 시간을 끌다 복막염이 되었는데 과부는 병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수술을 하려면 논밭을 팔아야 했기 때문이었다.자식들의 애간청에도 불구하고 눈에 흙이들어 가기 전에는 논을 팔지 못한다는 완고함으로 버티며, 과부는 그렇게 끔찍히 사랑하던 자녀들 곁을 떠나갔다.그녀의 나이 마흔 다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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