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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사역편지] 200만 원 빚진 청년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작성자 : 희년함께 (220.121.145.***)

조회 : 1,139 / 등록일 : 21-05-07 11:24

 

 

 

200만 원 빚진 청년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김재광 / 희년금융센터장

 

지난 주말 희년은행 연락처로 긴급한 문자가 한 통 들어왔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문자로 기본적인 안내를 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스물다섯의 청년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데,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내고 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소득/지출 균형은 벌써 몇 달 전부터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한 달 전에 사채 대출 받았던 것이 결국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상환 압박은 점점 거세지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연체이자까지 붙어 상환금은 벌써 원금의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100만 원을 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이 원금을 갚지 못하자 이자가 50만 원 따라붙습니다. 그러고 또 한 주가 지나자 20만 원 연체이자가 더 붙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갚아야 할 돈이 200만 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여기서 청년은 숨이 막힌다고 했습니다. 100만 원이 200만 원으로 늘어나는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갚을 길이 막막합니다. 살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액수만 놓고 보면 마련할 길이 왜 없을까 싶다가도, 이자가 불어나는 속도, 추심의 압박, 암담한 앞날의 전망 등을 생각하면, 100만 원도 200만 원도 결코 적은 짐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 청년은 빚 문제와 관련해 철저하게 혼자였습니다.

 

주말 이틀 동안 이 청년과 문자와 전화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우선, 안심을 시켜드렸습니다. 그거 그렇게 큰 문제 아니다, 해결할 길이 많이 있다, 같이 찾아보자, 분명히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려 드렸습니다. 

 

희년은행 재무상담 전문위원이신 서경준 선생님께도 긴급하게 연락을 드려, 전화 상담을 해 주십사 요청을 드렸습니다. 서경준 선생님도 이 청년과 주말 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질적으로 이 부채문제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를 하나씩 짚어가며 상세하게 가이드해 주셨습니다. 

 

월요일이 되었고, 발품을 팔면서 하나씩 방법을 같이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청년드림은행'에 직접 찾아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기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청년드림은행도 광주에서 희년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청년드림은행 센터장님과 사전에 통화를 하면서, 이 청년을 도울 수 있는 길을 같이 찾아보자 청을 드렸습니다. 흔쾌히 손 걷어붙이고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오후 3시 청년은 청년드림은행에 직접 찾아갔고, 상담사 선생님을 만나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했습니다. 

 

상담이 끝나고 청년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청년드림은행 상담사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사채업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연체 이자는 모두 무효로 하기로 하고, 원금 역시도 상계 처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법사금융은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는 일이기는 합니다. 물론 그것도 취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서경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그 일과 별개로 정말 채무자를 위하는 길을 상담 과정에서 어떻게든 다각도로 찾아드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고를 한다고 해서, 당장 채무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바로 열리는 것은 아닐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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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나중에 보내온 문자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막막했고, 죽고 싶었고, 죽기 싫었고,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근데 조금씩 용기를 얻었고 조금씩 더 배우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두 번 다신 사채를 이용하지 않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빚 문제 때문에 마음 졸이고 가슴 답답하고 심지어 안 좋은 생각까지 드는 청년들에게, 물론 당장에 빚을 갚을 수 있는 공급 지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에 버금가게 곁에서 이 문제를 끝까지 같이 풀어 가 보자 동행해 주는 사람 또는 단체, 그런 이웃들이 꼭 필요합니다. 

 

희년은행이 그 모든 일을 다 완벽하게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단체 차원에서도 더 노력을 하고 분발을 해야 하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대로 협력할 수 있는 분들과, 또 협업할 수 있는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더 촘촘하게 더 정교하게 짜 나가야 하는 일도 큰 숙제라 여기고 있습니다. 

 

또 바라기는 희년은행과 벗이자 파트너로, 빚 문제에 휩싸인 청년, 이웃들을 살피고 돕는 분들, 그런 단체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뜻을 가진 분들이 희년은행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도 다채롭게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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