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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실천 회원 네트워킹-최진혁] 노숙인과 친구가 된 여정

작성자 : 희년함께 (218.236.131.***)

조회 : 680 / 등록일 : 22-03-21 03:48

노숙인과 친구가 된 여정(최진혁 회원)

 

[희년실천 회원 네트워킹-최진혁] 2022.03.14. 

 

희년실천센터는 희년함께 회원간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동자동사람들 시즌1 세미나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고 계십니다. 동자동 쪽방촌 주민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세미나입니다. 쪽방촌 주민들은 상당수 주민이 노숙의 경험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서울역 부근의 노숙인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침 서울역에서 노숙인 사역을 하고 계시는 이임경 목사님도 참여하셔서 세미나에 참석한 분들과 함께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오랜 회원이었던 최진혁 선생님도 함께하셔서 자연스럽게 선생님의 노숙인 교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최진혁 선생님은 삽화가이시기도 합니다. 김윤상 교수님의 알기 쉬운 토지공개념의 삽화를 직접 그리기도 하셨습니다. 늘 사려 깊은 마음과 진솔한 태도로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시는 분입니다. 세미나 중간에 선생님의 노숙인 경험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14일 저녁에 줌으로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미나에서 잠깐 들었던 선생님의 경험은 십수년간의 오랜 이야기였습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신실하게 만남을 이어오신 선생님의 마음이 곧 희년의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이 30대 시절 서울의 한 교회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예배중에 노숙인이 교회에 들어오셨습니다. 교회 지체 한 분이 얼른 일어나셔서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노숙인에게 건네주시고 노숙인을 예배당 밖으로 안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최진혁 선생님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그래도 예배당에 오신 분인데 그렇게 내보내는 것은 아니다 라는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침 다시 노숙인이 교회에 찾아오셨고 교회 지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예배당 한 켠에서 노숙인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식사 시간에 교회의 가장 좋은 자리에서 식사 교제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한 노숙인과의 만남은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간혹 식사교제를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노숙인들은 돈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작은 돈이라도 주는 것은 노숙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코올 중독 상태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돈이 들어오면 노숙인은 술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돈은 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받아들였고, 식사를 함께 하는 것과 병원 치료와 입원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습니다. 노숙인들 사이에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노숙인들이 모이는 장소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교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곳곳에서 노숙인을 돕고 계시던 분들과도 연결되었습니다. 그분들과 노숙인을 향한 마음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모임이 생기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기도 모임이 발전해서 세 개의 교회가 함께 연합해서 노숙인을 지원하고 노숙인을 위한 기도 네트워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한 교회에서는 노숙인을 위해 숙소 임대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결단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진혁 선생님이 파주에 집이 있기도 하고 당장 노숙인을 위한 돌봄 사역을 할 수 있는 분이 없는 상태에서 주거만 제공하는 것의 한계를 분별하고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입원이 필요한 노숙인에게 병원 입원을 제공하는 것과 공동체 사역기관에 노숙인을 연결하는 것에 집중하며 중보기도 하였습니다.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교제를 해 온 노숙인 가운데 방찬호(가명)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간경화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계셔서 복수가 차고 온 몸이 부어 있는 상태의 분이었습니다. 한 겨울인데도 부은 맨 발에 실내화만 신은 채로 다리 밑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병원 입원을 권했지만 막무가내로 거절하셨습니다.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일 날 연락이 왔습니다. 입원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었습니다. 토요일 날 입원 절차를 밟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에서 노숙인 확인절차를 해주어야 입원이 가능한데 주말에는 근무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경찰관이 동행해서 노숙인 확인을 해주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마침 경찰관 두 명이 근처에 보여 당장 다가가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돕겠다고 해주었습니다. 119 구급차를 불러 소방관, 경찰관과 함께 근처 병원으로 갔습니다.

 

첫 번째 도착한 병원에서 의사가 너무도 냉담했습니다. 상당히 신경질 적으로 노숙인을 대하고 입원이 어렵다는 투로 이야기했습니다. 최진혁 선생님은 너무도 화가 나서 따지고 싶었지만 결국 어렵게 입원을 한다고 해도 이런 태도를 가진 의사에게 환자를 맡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시 동행한 경찰관, 소방관에서 사정을 말하고 국립의료원을 향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함께해 준 경찰관과 소방관은 적극적으로 돕고자 했습니다. 국립의료원에서는 감사하게도 모든 일이 순조로웠습니다. 깨끗한 병실에 하얀 시트 매트리스, 따뜻한 입원실에 방찬호씨는 누을 수 있었습니다. 입원 수속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오니 하루가 다 지나있었습니다. 

 

다음 날 주일 예배 전, 방찬호씨를 위해 기도 드리는데 방찬호 선생님을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마음이 너무도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은 이 날 성령님의 임재하심으로 1인 부흥회를 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방찬호 선생님을 향한 사랑을 여러 방법으로 은혜를 베푸시고 인도하셨지만 무지한 채 냉담하게 거절한 것에 대해 하나님이 너무도 가슴이 아파하셨습니다. 심지어 수십 년 전에 방찬호 선생님을 위해 하나님이 국립의료원을 준비했다는 마음까지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한 존재를 향한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간절함이 얼마나 극진한 것인지 최진혁 선생님은 그 날의 뜨거운 성령 체험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선생님은 계속해서 노숙인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기억하며 교제를 이어갔습니다. 방찬호 선생님은 입원치료를 반복하다 4년 후에 돌아가십니다. 방찬호 선생님과 부인은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많은 노숙인을 만나면서 대부분의 노숙인이 알콜 중독과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분들을 향한 하나님의 간절한 마음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기도하던 시간이 있었고 이번 동자동사람들 시즌1에 참여하게 되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은 십수 년 간 노숙인을 만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셨습니다. 글과 사진 기록이 있는데 앞으로 희년함께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하십니다. 또한 그 무렵 친분이 있던 일본 기자에게 듣게 된 이야기를 통해 기록한 글을 소개합니다.

 

<LDK 세대의 비극>

 

2003년 북한 금강산에 다녀 온 적이 있다. 그 곳에서 한 일본인 기자를 알게 되었고, 이 후 그와 가끔 만나며 교제를 이어왔다. 그 무렵 직전 일이었는지,한 참 전 일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되지 않으나 그가 취재했던 한 사건 내용을 들은 일이 있다. 일본에서 중학생이 초등생을 살해, 훼손된 시신을 학교 정문에 갔다 놓은 사건이었다. 그는 기사 작성을 위해 사회 병리를 잘 분석하는 유명 정신과 의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 의사는 "LDK 세대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분석했다 한다.

(LDK는 방,거실,주방의 약자로 우리의 아파트 평형 표기와 같다. 2LDK,3LDK...) 

 

경제적 기준 하나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평가 받는 획일적 경쟁사회가 낳은 사회 병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 부터 내몰린 경쟁 결과로 결국 어떤 평형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나로 귀결되어지고 평가받는 세대의 비극이라는 것이다. 전인적 교양, 이성적 사고와 철학이 마비된 세대의 현상이라는 뜻이었다. 당시 그 정신병리학자는  한국도 수년 후에 이러한 엽기적 사건이 빈발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이런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 큰충격과 아픔을 주고 있다.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이러한 비극에서 우리와 우리 주변을 보호할 수 있을지 깊히 생각해 볼 일이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 만 살 것이 아니오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태복음 4장 3.4 절)

 

과연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우리는 얼마나 다른지 돌아보게 된다고 선생님은 걱정하십니다. 단순히 노숙인, 쪽방촌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공화국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오늘날 사회의 병폐는 노숙인의 고통과 쪽방촌의 웅크린 가난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뜨겁게 기도하고 실천하며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최진혁 선생님의 희년실천에 희년함께가 더욱 깊이 연결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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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 #네트워킹 #노숙인 #희년함께 #희년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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