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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경제윤리 연재기획2] 토지/주택(부동산)에 관한 기독교경제윤리 / 고영근

작성자 : 관리자 (210.178.67.***)

조회 : 2,315 / 등록일 : 19-03-04 19:57

 

 

 

부동산 문제, 성경은 어떻게 말씀하고 있나
기독교경제윤리 연재기획2 : 토지/주택(부동산)에 관한 기독교경제윤리

 

 

 

고영근


지난 글에서는 물질적인 경제문제가 영적인 신앙의 문제라는 사실과 한국교회에 기독교경제윤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경제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토지/주택(부동산)문제에 관한 성경 말씀과 기독교 경제 윤리를 구체적으로 짚어 볼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우리나라의 토지/주택(부동산) 문제는 어떤지 현실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 지난 50년간 근로자 소득은 15배 상승한 반면 서울 땅값은 1176배가 상승했다. 2008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의 땅값은 5000조 원으로 캐나다 땅을 두 번 살 수 있다고 한다.

 
2006년 정부가 발표한 2005년 토지 소유 현황 통계를 보면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토지소유자 중 상위 10% 사람들(500만 명)이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98.3%를, 상위 1% 사람들(50만 명)이 57%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 보급률은 102%로 전 국민이 집을 한 채씩 가져도 100만 채가 남지만 국민의 40%는 자기 집이 없는 무주택자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근로자가 돈 한 푼 안 쓰고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서울은 29년 걸리고, 강남은 44년 걸린다고 한다.

 
토지/주택(부동산) 소유의 양극화는 빈부 양극화뿐만 아니라 교육 양극화에도 연결된다. 2006년 건설교통부 이주호의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사는 아이들은 강북의 은평구 등 다른 7개구에 사는 아이들보다 서울대에 들어가는 수가 4배나 많다.

 
3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서울대에 8명 들어간다면 8억 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28명이 들어간다. 이처럼 부동산 소유 양극화는 교육 양극화로도 이어진다. 교육 양극화는 일자리 양극화(실업과 비정규직)와 소득 양극화로 이어져 빈곤이 악순환한다.

 
빈부 양극화를 일으키는 핵심은 소득 양극화도 있지만 자산 양극화가 더 큰 원인이다. 자산 양극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금융 자산 양극화도 있지만 80%는 부동산 자산 양극화에서 발생한다. 헨리 조지(Henry George)가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비봉출판사)에서 말한 것처럼 농경 사회인 옛날이나 산업사회인 지금이나 땅이 없으면 자유가 없다(No Land, No Liberty!).

 
성경의 대원칙, 땅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

 
이처럼 부동산 문제는 교육 양극화와 빈부 양극화의 핵심을 차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 투기와 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를 야기한다. 또 높은 집값으로 인한 임금 인상 요구에 따른 노사 갈등, 공무원과 사회의 부정부패, 불필요한 토목건축 사업으로 인한 국가 재정 낭비, 주거 문제, 각종 사회 갈등을 낳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심각한 부동산 문제에 관한 성경 말씀은 무엇일까?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 즉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고 말씀한다. 본래 땅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25:23)이며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베푸신 은혜의 선물이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땅을 창조하시고 모든 사람이 땅을 이용해 살아갈 수 있도록 선물로 베푸셨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날 때부터 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를 천부인권과 생득권(birthright)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햇빛, 공기, 물, 자연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듯, 땅도 하나님께서 만드셔서 모든 사람에게 베푸신 선물이다.

 
토지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 25:23)이며 사람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여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 주신 이 땅에서 땅을 이용하여 살다가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가는 청지기이자 나그네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이것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관한 근본 원칙과 원리다. 즉 땅은 본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이다.

 
희년 말씀, 평등한 토지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

 
성경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대표적으로 레위기 25장의 희년 말씀을 비롯해 여러 말씀을 하고 있다. 먼저 부동산 문제에 관한 희년 말씀을 살펴보자. 희년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요약하면 "하나님이 창조하여 인류에게 선물로 베푸신 땅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토지권을 보장하고 열심히 땀 흘려 일한 노동의 열매를 누릴 수 있게 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토지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희년 말씀 중에서도 특히 토지에 관한 말씀을 살펴보면 그 원칙과 원리는 "토지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레 25:23)"이고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여 모든 사람에게 선물로 베푸신 토지를 맡아서 이용하고 다스리는 선한 청지기라고 말할 수 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 24:1)"라는 말씀과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출 19:5)"라는 말씀처럼 성경은 천지가 다 하나님의 것이라고 선포하고 있다.

 
토지에 관한 성경 말씀의 내용을 요약하면 △토지의 공평한 분배(민 26:52~56) △지계표(landmark) 이동 금지(신 27:17) △토지의 영구 매매 금지(레 25:23) △토지 사용권을 희년까지만 한시적 매매 허용(레 25:15) △토지 무르기(레 25:24) △희년에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 회복(레 25:10, 28)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토지의 공평한 분배(민 26:52~56)에 관한 말씀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통해 모든 인류에게 하나님나라의 모델을 보여 주시고자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과 말씀을 실현할 무대인 가나안 땅, 말씀을 실현할 주체인 자손을 선물로 주신다. 이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여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땅을 공평히 분배해 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 명수대로 땅을 나눠주어 기업을 삼게 하라. 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줄 것이요,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니, 그들의 계수함을 입은 수대로 각기 기업을 주되 오직 그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그들의 조상 지파의 이름을 따라 얻게 할지니라. 그 다소를 물론 하고 그 기업을 제비 뽑아 나눌지니라(민 26:52~56)"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제비를 뽑아 각 지파별로 땅을 나누어 주신다. 지파별로 분배된 땅은 다시 각 가문과 가족별로 분배된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땅을 공평하게 나누어 주신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모든 인류에게도 해당한다. 하나님은 땅을 창조하셔서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주셨다. 성경은 "하늘은 여호와의 하늘이라도 땅은 사람에게 주셨도다(시 115:16)"라고 말씀한다.

 
이웃의 땅을 빼앗지 말고, 땅을 영원히 팔지 말라

 
가나안 땅을 공평하게 나눠 주신 다음 하나님께서는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고 말씀하시면서 지계표(地界標, landmark) 이동 금지를 명령하신다. 지계표는 땅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세운 돌이나 나무를 뜻한다.

 
하나님께서 에발산과 그리심 산에 이스라엘 지파를 세워 놓으시고 축복과 저주의 언약을 맺을 때 하나님에 관한 계명인 우상숭배 금지와 가정에 관한 계명인 부모 거역 금지 다음에 사회 공동체에 대한 첫 번째 계명으로 주신 것이 바로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이다.

 
이처럼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침범하거나 무너뜨리는 것은 사회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대죄악이다.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은 이스라엘 모든 사람에게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성경 말씀은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침범하고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잠 22:28)",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며 고아들의 밭을 침범하지 말지어다(잠 23:10)", "가옥에 가옥을 이으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에서 홀로 거주하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사 5:8)"라고 동일하게 말씀하고 있다.

 
지계표 이동 금지 명령은 평등하게 분배받은 땅의 권리를 다른 사람이 침범하거나 빼앗지 말라는 말씀이다. 반면 하나님께서는 평등하게 분배받은 땅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그 땅을 자기 마음대로 영원히 팔아넘기지 못하게 금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레 25:23)"고 말씀하신다.

 
토지를 영원히 팔아 버리면 토지가 없는 사람은 토지가 있는 사람의 소작인이나 종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토지가 있는 사람과 토지가 없는 사람 간에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가난이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는 우리의 후손에게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종이 아닌 자유인으로 살아가길 원하신다. 희년 말씀과는 정반대로 토지를 영원히 사고파는 제도가 토지 사유제다.

 
열왕기상 21장을 보면 아합 왕은 나봇에게 땅을 팔라고 요구하지만 나봇은 이를 거절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겠다는 나봇을 아합 왕도 어찌하지 못하자 아합 왕의 부인인 바알주의자 이세벨은 못된 수작을 부려 나봇을 억울하게 죽이고 그의 땅을 빼앗는다. 이는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지계표 이동 금지와 토지의 영구 매매 금지 말씀을 어기고 왕과 왕비가 직접 나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너뜨린 매우 심각하고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신 27:17)"는 말씀처럼 아합 왕과 이세벨은 결국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서 비참하게 죽는다. 성경은 아합 왕을 매우 악한 악으로 이세벨을 악녀로 묘사하고 있다. 나봇의 포도원 사건 이후로 엘리야 선지자가 이에 대항하여 투쟁을 시작하고 토지 사유제와 바알주의에 맞선 대선지자 운동이 일어난다.

 
희년까지 토지 사용권 임대와 토지 무르기

 
하나님께서는 평등하게 분배받은 땅을 빼앗거나 영원히 팔아넘기는 것을 금지하시지만, "희년 후의 연수를 따라서 너는 이웃에게 살 것이요 그도 그 열매를 얻을 연수를 따라서 네게 팔 것인즉(레 25:15)"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불운이나 재난, 질병, 부상 등을 당해 자신이 노동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 돌아오는 희년까지만 토지의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한시적으로 매매하도록 허용하신다. 이는 매매라기보다는 사실상 토지 사용권의 임대에 가깝다. 희년은 안식년(7년)이 일곱 번 지난 49년 다음 해인 50년째 해를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희년까지 토지 사용권을 사고팔 때의 가격에 대해서도 "연수가 많으면 너는 그것의 값을 많이 매기고 연수가 적으면 너는 그것의 값을 적게 매길지니 곧 그가 소출의 다소를 따라서 네게 팔 것이라(레 25:16)"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

 
토지 사용권을 희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사고팔 때 토지의 가격은 현대의 토지 사유제처럼 토지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다음 희년까지 땅에서 얻을 수 있는 실제 열매의 가치를 따라서 결정하도록 말씀하신다. 예를 들어 만약 40년째 해에 토지 사용권을 판다면 돌아오는 희년까지 10년이 남았기 때문에 10년 동안 토지를 빌려 주고 얻을 수 있는 실제 열매의 가치를 받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부득이한 경우 어쩔 수 없이 토지 사용권을 희년까지만 팔았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토지 무르기를 통해 토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너희 기업의 온 땅에서 그 토지 무르기를 허락할지니(레 25:24)"라고 말씀하신다.

 
희년까지 토지 사용권을 팔았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친족(goel)이나 자신이 판값을 도로 주고 무르기를 할 수 있도록 "만일 네 형제가 가난하여 그의 기업 중에서 얼마를 팔았으면 그에게 가까운 기업 무를 자가 와서 그의 형제가 판 것을 무를 것이요. 만일 그것을 무를 사람이 없고 자기가 부유하게 되어 무를 힘이 있으면 그 판 해를 계수하여 그 남은 값을 산 자에게 주고 자기의 소유지로 돌릴 것이니라(레 25:25~27)"고 말씀하신다.

 
토지 무르기는 먼저 친족(goel)이 대신 물러 주기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가난해져서 희년까지 땅을 팔 수밖에 없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가장 가까운 친족이 이웃이나 다른 지파, 이방인에게 팔린 토지를 되사서 물러 주기(룻기의 보아스의 예)를 하거나 친족의 선매권 행사(친족 하나멜의 아나돗 땅을 산 예레미야의 예)를 행함으로써 토지 무르기를 대신 해 주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가난해진 사람이 희년까지 판 땅을 친족이 대신 물러서 희년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희년에 되돌려 주거나 지파나 가문의 소유로 돌린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토지를 하루 빨리 회복하라는 하나님의 전체적인 성경 말씀과 의도에 비추어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서라도 어려움에 처한 친족의 땅을 대신 물러서 되돌려 주는 것이 희년 말씀과 정신에 맞는 친족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희년까지 팔아 버린 토지를 물러 줄 친족이 아무도 없을 경우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열심히 일해서 부유해졌을 때는 자신이 직접 무르기를 할 수 있다. 토지 무르기를 할 때 하나님께서는 토지 사용권을 팔 때와 마찬가지로 토지를 판 해를 계산하여 다음 희년까지 남은 값을 지불하고 무르도록 "그 판 해를 계수하여 그 남은 값을 산 자에게 주고 자기의 소유지로 돌릴 것이니라(레 25:27)"고 말씀하신다.

 
토지 사용권을 희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사고팔 때 땅에서 실제로 열리는 열매를 따라 가격을 결정하는 것처럼, 토지를 무를 때도 토지의 수요와 공급이 아닌 다음 희년까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열매를 따라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40년째 해에 토지를 팔았는데 5년이 지났으면 다음 희년(50년)까지 남은 햇수가 5년이기 때문에 5년치의 열매값을 다시 주고 토지 무르기를 할 수 있다.

 
희년의 토지 회복은 서로 간의 계약을 지키는 정의

 
친족이나 자신이 토지 무르기를 할 수 없는 경우 마지막으로 희년이 되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토지를 회복한다. 토지는 희년까지만 사용권을 한시적으로 임대한 것이기 때문에 희년이 되면 모든 토지의 한시적 임대 계약이 종료되고 본래의 소유자에게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희년에 토지를 되돌려 주는 것은 자비나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닌 서로 간의 계약을 지키는 정의다.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레 25:10)", "자기가 무를 힘이 없으면 그 판 것이 희년에 이르기까지 산 자의 손에 있다가 희년에 이르러 돌아올지니 그것이 곧 그의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니라(레 25:28)"고 말씀하신다.

 
희년인 50년째 해 7월 10일 대속죄일(욤 키푸르)에 지성소에서 양각나팔(요벨)을 불어 희년을 선포하고 모든 사람이 자신의 땅을 회복한다. 모든 사람이 희년까지만 토지 사용권을 팔았기 때문에 희년이 되면 모든 한시적 토지 임대 계약이 종료되고 토지가 원래의 소유자에게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율법에서는 희년에 마땅히 되돌려 주어야 할 다른 사람의 토지를 되돌려 주지 않는 것은 강탈과 도둑질이다. 따라서 희년에 모든 토지가 다시 회복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 땅과 가족을 회복하여 다시 새 출발하는 해가 바로 복된 해인 희년(禧年)이다.

 
십일조를 통해 레위지파와 사회적 약자의 토지권/생존권을 보장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가나안 땅을 공평하게 분배해 주시고 모든 사람에게 땅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말씀을 하셨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땅을 분배받지 못한 레위지파를 위해 십일조를 통해 그들의 토지권을 보장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스라엘의 십일조를 레위 자손에게 기업으로 다 주어서 그들의 하는 일 곧 회막에서 하는 일을 갚나니(민 18:21)"라고 말씀하시면서 토지를 분배받은 지파가 토지를 분배받지 못한 레위지파에게 십일조를 거두어 주어서 레위지파의 토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신다.
 

생산 활동을 할 수 없는 레위지파는 땅을 분배받지 못한 대가로 다른 지파에게서 십일조를 받아서 생활하고 예배와 공공의 업무를 안심하고 수행한다. 또 하나님께서는 매 3년마다 내는 십일조로 땅이 없는 레위지파뿐만 아니라 나그네와 고아, 과부 같은 땅을 잃은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도 보장하도록 말씀하신다.
 

이는 땅을 분배받은 지파가 십일조를 거두어 주어서 땅을 분배받지 못한 레위지파의 토지권을 보장하고 나그네와 고아, 과부 같은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토지를 분배받은 사람이 토지를 분배받지 못한 사람에게 주는 이러한 십일조 관련 말씀에서 토지 가치 공유의 원리가 나온다.

 
땅의 십일조를 받는 레위지파는 예배, 율법 교육, 율법에 따라 재판, 전염병 감별과 방역, 도피성 운영 등의 공공 업무를 수행한다. 레위지파의 업무는 오늘날 교회와 정부가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오늘날로 보면 토지 가치(땅의 사용료인 지대)를 걷어서 교회와 정부, 사회적 약자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희년 말씀과 십일조의 토지 가치 공유 원리는 사회가 만들어 낸 토지 가치를 세금으로 걷어서 사회를 위해 쓰고 노동의 열매는 개인에게 최대한 보장해 주자는 헨리 조지(Henry George)의 지공주의(地公主義) 사상에 연결된다. 모든 사람에게 실질적인 토지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가 만들어 낸 토지 가치는 사회가 공유하고 노동의 결과는 노동한 사람에게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헨리 조지가 쓴 <진보와 빈곤>의 핵심 내용이다.
 

토지에 관한 성경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토지에 관한 여러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이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항상 누릴 수 있도록 여러 단계의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의도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어떻게든 하루 빨리 자신의 토지권을 회복하여 땀 흘려 일해서 노동의 열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신다는 자비로운 뜻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토지에 관한 희년 말씀과 여러 성경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모든 사람이 땀 흘려 일하여 노동의 열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토지와 노동에 대한 권리를 항상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나님은 사람이 먹고 살아가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시고 보장해 주시는 자비롭고 사랑이 많으신 아버지이시다.
 

다음 글에서는 신약에서 예수님과 초대교회는 토지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행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또한 토지에 관한 신구약 성경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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