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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을 실천하고 기도하는 한 시민의 고백>

작성자 : 관리자 (220.79.252.***)

조회 : 2,683 / 등록일 : 19-09-17 17:01

<희년을 실천하고 기도하는 한 시민의 고백>

나는 집을 살 돈이 있다.
하지만 집을 사지 않고있다.

흔들릴 때가 없지 않지만
아직 세입자로써의 삶을 유지하고 있다.
왜 이 미친짓을 하는지에 대한 얘기이다.

처음 집없이 살기로 한 것에는 별 대단한 뜻이 없었다.
그냥 내가 나그네 인생을 살기로 다짐했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시면
아프리카에서 가서 그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꿈이었기에
대한민국에 집 한채 사는것을 꿈으로 두고 살지 말자 아내와 뜻을 합쳤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희년을 알게되었고,
레위기 25:23 말씀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것은 토지는 다 내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동거하는자로써 나와 함께 있느니라” 라는 말을 묵상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토지를 당신 것이라 하셨다. 그게 무슨뜻인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묵상했다.
그러던 중 부동산이라는 것을 사용이 아닌, 소유에 가치를 두는 순간 하나님의 뜻으로 부터 멀어진다는 것, 즉 세상이 망가진 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은 임차인들이 가진 실력으로 옹기종기 모여 멋진 길을 만들어 놓으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엄청나게 올려받아서, 그 동네를 변화시킨 임차인들은 모두 쫒겨나고,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동네가 가득차버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단적인 예이다.)
그래서 더욱 부동산를 소유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애를 둘 낳고 보니 2년마다 전세값은 껑충껑충 뛰고, 집주인이 나가라면 무조건 나가야 하더라. 세번 이사를 다녔는데 이번 11월에 또 집을 빼줘야 한다. 네번째다. 세입자는 나가라 하면 나가야 하는게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타성에 젖어 집주인에게 한마디 말도 못하고 나온다. 이게 무슨짓인가 싶어 부동산 사이트를 검색하고 그냥 확 사버릴까 하는 충동에 사로 잡히기도 한다. 내가 살던 집은 2년 전에 비해 집값의 50%가 뛰었다. 현실이 이렇게 무섭다.

추석명절. 내가 눈뜨고 나면 집값이 올라있는 이런 세상을 원망하는 소리를 했더니, 누군가 비난을 했다. 바보야 그때 대출 끼고 샀으면 돈벌었잖아. 왜 그때 안사고 맨날 집값 오르는걸 원망하냐. 너같은 사람들은 평생 그렇게 살거다.

내가 잘못한거야? 이게 비난받을 일인가 싶었다. 대한민국의 집값과 전세값이 하루 지나면 오르고 한달지나면 또 오르는 이 사회현상에 잘못이 있는게 아닌거야??

은행빚 끼고서라도 수억 빚져가며 집을 사지 않으면, 그뒤에 집값이 너무 많이 오를거 였으니깐 그랬어야 했던거야?? 내집마련의 꿈이 요연해진 것이 모두 내 탓인거야? 정말??

집값이 오르는 동안 부동산이 무엇을 했지??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무엇을 했지?? 걔는 그냥 거기 있었다. 내가 준 전세자금 끼고 자기돈 좀더 보태서 자기앞으로 등기 했다. 그들이 얻은 이익은 철저히 불로소득이었다.

나는 내가 피땀흘려 번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의 수십퍼센트를 법인세와 근로소득세와 배당세와 종합소득세 까지 세금으로 냈다. 내가 번 돈의 수십 %이다. 그 돈으로 지하철을 깔아줬고, 인프라를 만들어줬다.

그렇게 해서 오른 집값은 왜 순전히 그집을 소유한 사람의 불로소득이 된다. 근데 그들은 보유세를 그렇게 적게 내지?? 아아. 그래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내 앞으로 주택보유를 하지 않은 자는 멍청이 소리를 들어야 하는거구나.

대출 끼고라도 살수 있던 나야 “그래 내가 멍청했다” 치자.
월급 2-300만원 받는 우리나라 80% 청년들은 선택지도 없는데....

결혼 앞둔 청년들이 한숨을 푹푹 쉬면서 전세값, 집값 가지고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수저를 탓하기도, 자신의 능력을 탓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나라를 만들어 놓은 정책, 그것을 만든 국회의원들과 공무원들을 탓하는 말을 듣기 힘들다. 그것이 또 너무 화가 난다.

집 없는 우리가 잘못한거 아닌데, 자책할일 아닌데,
우리 자책하기 전에 이렇게 만들 공중권세 잡은 자들에 대해 분노할줄 알았으면 좋겠는데....

분노하면서도 정치얘기 하는거 쉬쉬하느라 안하는걸까 싶기도 하고.... 그런거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나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차를 운전할때마다 오며가며 기도한다.
이 부동산 공화국이 완전히 무너지는 날이 오기를...
땀흘려 벌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수년안에자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그런데, 내가 집을 사면...
이 기도를 진심으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 교회얘기 한마디만 하고 가야겠다.
나는 최소한 부동산으로 시세 차익 보는 것을 즐기는 교회 어르신들이 청년들 앞에서 청년들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하는 말을 안했으면 좋겠다.
자기들은 집값오른다고 희희낙락하는 하고 좀 떨어지면 떨어진다고 정부욕을 그렇게 해대는 그분들 말이다....

그러면서 집한채 마련하는 것이 요연한 일이라, 결혼도 육아도 포기하고 소확행에나 기대고 사는 청년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 그 위선이 역겨운 일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실 기도를 안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으르신들도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그 으르신들이 떠날까 무서워서인지.
그 으르신들 듣기 싫은 메세지는 한마디도 강대상에서 설교주제로 오르지 않는 한국 교회에는 반드시 큰 화가 있을 것이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사회적 약자를 짖밟거나, 짖밟히는 것에 대해 눈감고 모른척 한 사람들에 대해 날선 말씀을 아끼지 않으시는 분이셨다.

P.S 그렇다고, 내가 언젠가 집을 산다고 해서 비난하지 말기를. 내가 2년마다 이사하는 것에 너무 지쳐 집을 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세차익을 얻기위해 집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혹시라도 내가 집을 샀는데,
뜻하지 않게 시세차익이 생긴다면,
모든 시세 차익을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에게 철저히 돌려줄 것을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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