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영의 토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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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반값 아파트', 문재인 정부가 이룰 수 있는 방법

작성자 : 희년함께 (220.121.145.***)

조회 : 115 / 등록일 : 20-12-14 19:10

 

 

 

홍준표의 '반값 아파트', 문재인 정부가 이룰 수 있는 방법

[국내외 공공토지임대 방식 개발 사례 및 시사점] 1. 한국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역사와 실패 요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내정되었다. 언론들은 차기 국토부 장관의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의 과거 발언과 글을 샅샅이 뒤지며 기삿거리를 찾고 있다. 하지만 트집 잡기 식 기삿거리보다는 지금의 과열된 부동산 시장 심리를 어떻게 식힐지,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동산 정책을 써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사회 발전에 더 이로울 듯하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는 방식의 주택 공급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주택 구입보다 해당 지역에 집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는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와 실무 경험을 쌓아온 학자이다. 주택 공급을 하되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보다는 실수요를 위한 주택 공급 방안으로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지분공유형 주택 등이 있다. 

 

국토부 장관 청문회가 시작되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보금자리주택)에 대한 비판이 보수언론과 야당 중심으로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집 잡기 식 비판이 아니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모델이 실패한 이유와 해외의 성공적인 공공토지임대 개발 사례들을 소개하고 공공토지임대 개발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본다.


대한민국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역사와 실패 원인  

 

○ 참여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사례 

 

한국에서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첫 시작은 홍준표 의원이 주도하였다. 2006년 한나라당 시절 홍준표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출마하면서 반값아파트 공약을 내세웠다. 같은 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은 한나라당의 당론으로 채택되었다.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건물은 임대하는 방식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면 시세의 반값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에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홍준표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맞서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하되 소유자가 매각할 경우 정부가 우선적으로 되사서 매입가에 시장 이자율 정도 붙여서 되사는 환매조건부 아파트를 제시하였다. 반값아파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참여정부는 마지못해 2007년 '1.11 부동산 대책'에서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에 대한 시범사업 실시를 발표하고 2007년 10월, 군포시 부곡택지지구 내 토지임대부 주택 389호, 환매조건부 주택 415호를 공급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분양을 시작했지만 전체 389세대 중 27세대만이 최종 계약을 하며 극히 저조한 분양률을 보였고, 이후 정부는 전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며 군포 부곡지구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의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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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아파트 공급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정부의 의지였다. 홍준표 발 반값아파트 공약에서 시작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성공해도 정부여당이 가져갈 인센티브가 약했기에 정부는 토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아파트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약했다. 

 

기본적으로 토지임대부 또는 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은 토지불로소득이라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과 같은 주택이다. 집값 상승기에는 주변에 시세 차익을 개인이 다 가져갈 수 있는 아파트가 널렸는데 입주 시 가격이 싸다고 향후 얻을 시세 차익을 포기할 사람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시범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시세차익이 아닌 다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세밀한 정책설계와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했지만 애시당초 '한적한 동네'인 군포시에,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없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높은 토지임대료'를 받는 조건으로 공급하니 성공할 수가 없었다.

 

시세 차익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세 차익을 얻지 못하는 임차주택이라도 입주하고 싶은 지역에 공급하든지, 선호 지역이 아니라면 토지임대료를 대폭 낮추는 방식의 주거복지를 결합해야 하는데 참여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이도 저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모델이었기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 이명박 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사례 

 

홍준표 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이명박 정부 시절 꽃을 피웠다. 2009년 4월 홍준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위한 특별조치법(토지임대분양주택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토지임대분양주택법을 기초로 2011년 11월 보금자리 서초 우면지구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358가구, 2012년 12월 강남 세곡지구에 414가구를 시범 분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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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각각 청약경쟁률 4.2:1, 6.89:1로 성공적으로 입주자를 모았다. 군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달리 강남·서초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애시당초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었다. '모두가 살고싶어 하는' 강남·서초 지역에, 분양가격도 주변시세의 4분의 1 수준인 2억2000만 원으로, 토지임대료도 35만 원으로, 파격적으로 낮게 공급하니 실패할 이유가 없었다.(강남 세곡지구 84㎥ 기준) 

 

강남에서 월 토지임대료 35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임대료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토지임대료 산출 방식을 '택지조성원가 × 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이자율'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금자리주택'은 강남의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했기 때문에 택지조성원가가 파격적으로 낮았다. 임대료율 역시 주변 지역에서 통용되는 임대료율이나 국공유지 임대료 산정기준(자산 가액의 5%)이 아닌 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이자율'(당시 1~3% 수준)을 기준으로 삼았기에 토지임대료가 주변에 비해 대폭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성공일까? 성공 기준을 초기 분양 실적이 아니라 저렴한 주택의 지속적인 유지 여부라면 이명박 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실패한 정책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는 10억 2000만 원(전용면적 59㎡) - 12억 5000만 원(전용 84㎡)에 거래되었으며 서울 강남구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은 11억 원(전용 74㎡) - 13억 3000만 원(전용 84㎡)에 팔렸다고 한다. 주변 시세의 4분의 1 수준으로 공급했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10년도 되지 않아 6~7배나 뛰고 주변 시세에 거의 따라붙었다. 강남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최초 분양자만 혜택을 보게 된 '로또아파트'가 되어버렸다.

 

반값아파트라던 강남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저렴주택 공급이라는 본래 목표 달성에 실패한 이유는 단순하다. '좋은 위치'에 '저렴한 토지임대료'로 주택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위치'에 주변 시세보다 낮게 토지임대료를 책정하고 건축비 수준으로 건물을 분양하면 필연적으로 건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가격 급등 원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처럼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을 개인이 소유하도록 하면 건물가격은 사실상 건축비 수준으로 책정되기에 강남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더라도 토지가격을 제외한 건물가격은 주변시세의 4분의 1 수준인 2억여 원이 가능하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서 말하는 주택가격은 가치가 상승하는 토지를 제외한 건물분 가격이기에 시간이 지나 건물이 오래될수록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강남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강남의 토지가치를 토지임대료로 다 환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은 강남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월 토지임대료 35만 원과 주변의 시장임대료 차액은 고스란히 건물가격으로 전가되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건물가격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가 나에게 보증금 2억, 월세 35만 원(2년 5% 이하 임대료 상승) 조건으로 주택을 빌려주었다고 가정해보자. 내 집 주변에 있는 비슷한 수준의 주택은 모두 보증금 2억, 월세 200만 원으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나는 보증금 2억, 월세 190만 원 조건에 세입자를 구하면 세입자는 다른 집보다 10만 원 싸게 집을 구해서 좋고, 나는 금세 세입자를 구하고 월 155만 원의 토지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어 좋다. 

 

이 사실을 안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집을 팔라고 제안한다. 나는 이 집을 얼마에 팔아야 할까? 내가 소유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건물은 주변에서 보증금 2억, 월세 155만 원을 받는 집과 동등한 가격으로 팔린다.

 

시장임대료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임대료 차액을 환수하거나 건물을 팔 때 적정가격으로 공공이 되사는 환매 조건이 없다면 아무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라고 하더라도 강남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토지가치가 상승하는 곳은 주변 시세를 따라 주택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토지임대료에, 환매 조건을 붙이지도 않고 공급하면 금세 건물가격이 시세에 따라붙는다는 것은 경제학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실세인 홍준표 의원의 대표적인 정책 상품이기에 군포시 시범 공급 사례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일단 분양을 성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속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하다 보니 결국 이명박 정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도 실패하고 말았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시도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실패했지만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설계가 잘못되었기에 발생한 문제이지 토지임대 분양주택 모델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정책의 빈틈을 메우고 보완한다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부동산투기 축소, 주택관리비용 절감, 저렴주택 지속적인 공급, 안정적인 공공수입 발생 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의미 있는 주거 공급 모델이 될 수 있다. 지난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성공적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① 분명한 정책목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제대로 된 정책효과를 발휘하려면 명확한 정책목표가 필요하다. 토지임대료를 시장임대료 기준으로 받는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토지불로소득의 차단과 안정적인 공공수입의 확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저렴한 분양가와 저렴한 토지임대료를 보장해줌으로써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주택 공급을 통한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양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강남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모델이 실패한 이유는 '토지불로소득의 차단과 안정적인 공공수입의 확보'라는 정책목표가 더 어울리는 지역에 후자의 정책목표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반면 군포시는 저렴한 분양가와 저렴한 토지임대료를 보장하여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주택 공급을 통한 서민주거 안정'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지 못했기에 실패한 경우이다. 

 

② 환매 조건 필수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주택 공급을 통한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다면 저렴한 토지임대료와 시장임대료의 차액이 주택가격에 전가되어 주택가격을 높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건물 소유주가 주택을 되팔 때는 매입가와 비슷하거나 떨어진 가격으로 정부에 되파는 환매 조건을 붙여야 주택가격이 급등해 초기분양자가 모든 혜택을 가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남과 같이 시세차익이 없더라도 들어가서 살겠다는 임차수요가 많은 지역은 환매 조건을 붙여도 분양이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③ 일부 지역 토지임대료 상승률 5% 제한 완화 

 

강남4구나 마·용·성 등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은 토지임대료를 낮게 받는 '주거복지형' 방식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주거복지형 방식에 필수적으로 붙는 2년에 5% 이하 토지임대료 상승률 제한 조항으로 인해 강남과 같이 토지가치가 급등하는 곳은 시장임대료와 '주거복지형'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토지임대료 차액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임대료 차액이 클수록 불법전대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로또아파트 논란이 나오게 된다. 

 

강남 같은 지역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정책 목표를 '토지불로소득의 차단과 안정적인 공공수입의 확보'로 잡는 것이 좋다. 시장임대료 수준으로 토지임대료를 받고 토지임대료 수입으로 저소득층 주거복지 재원이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위한 토지비축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토지불로소득 차단과 안정적인 공공수입 확보'를 목표로 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토지임대료 상승률 5% 제한을 해제해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향후 서울 국공유지나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한다면 시장친화형 토지임대개발 모델의 성공 사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배터리파크시티와 같은 방식이 좋다. 

 

위와 같은 방식의 보완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땅과 집이 투기 상품화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저렴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토지임대료 수입을 통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복지 재원을 마련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 이 글은 <토지의 경제학>(전강수 지음, 돌베개 출판) '5부 02 주요 부동산 정책 과제의 추진방안'과 '토지자유리포트 10호 - 정부의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제언'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프레시안 2020년 12월 14일> 홍준표의 '반값 아파트', 문재인 정부가 이룰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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