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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의 날, 노무현을 생각한다

작성자 : 희년함께 (58.120.230.***)

조회 : 167 / 등록일 : 21-06-03 22:15

 

 

 

무주택자의 날, 노무현을 생각한다

'답정너' 민주당 부동산 정책 설문... 주거 약자 배제한 정책만 양산

 

 

 

올해 6월 3일은 30번째 무주택자의 날이다. 1992년 주거 관련 시민단체와 무주택자들이 모여 만든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이 '집 없는 서민들의 고통과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민주사회'를 이루기 위해 무주택자의 날을 선포한 지 30년이 지났다. 하지만 서울 주택보급률이 60%도 되지 않던 그때에 비해 100%에 육박하는 지금, 무주택자들이 체감하는 주거문제는 예나 지금에나 큰 차이가 없다. 왜 그럴까?

 

무주택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고 주장하지만, 무주택자 서민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답정너 민주당 설문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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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민주당은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의견을 받았다. 국민소통‧민심경청 질문지를 보면서, 민주당이 지난 4년간 아파트값이 수억 원 오르면서 함께 오른 세금 몇십만 원을 불평하는 주택 소유자들을 위한 정당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족하거나 아쉬웠던 부동산 정책을 고르라는 질문에 포함된 객관식 선택문항을 보면서, 민주당이 듣고 싶어하는 답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객관식 질문 문항 중 '과도한' 종부세·양도세, 공시지가 '상승'에서는 수억 오른 아파트의 재산세·종부세·양도세를 깎아주고 싶어하는 민주당의 의도가 읽힌다.

 

공공 주도 공급대책에서는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의 수익을 더 얻게 해주고 싶어 하고, 과도한 대출규제에서는 대출을 더 받도록 해 집을 사도록 권장하고 싶어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이 정도면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라'는 답정너가 아닌가. 민심을 듣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니라 민심을 왜곡시키고 싶어 하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설문지는 민주당이 누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관심이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2017년 3월 6억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불과 4년 만에 11억(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기준)을 돌파한 상황 속에서, 보유세 강화를 통한 토지불로소득 환수 미흡 및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선택 문항은 왜 없을까?

 

서울에 사는 1인 가구 청년 중 1/3 이상이 정부에서 정한 최저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 사는 열악한 주거 현실, 대학가 주변에서 수많은 청년 대학생이 불법 원룸 방 쪼개기로 만든 닭장 같은 방에 사는 고달픈 현실에 대한 대책 미흡은 왜 선택 문항에 없을까?

   

아파트 가격이 수억 오르는 바람에 몇십 만 원 더 내는 세금이 부담스러운 주택소유자들과 대출 한도를 조금만 더 늘리면 집을 살 수 있는 고소득 청년들이 민주당이 관심 갖는 국민이지, 급격한 자산 양극화로 근로 의욕을 잃고 주거 불안을 겪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과 지옥고, 불법 방쪼개기한 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는 청년들은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크게 들리지 않는 진짜 민심을 들어야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지금은 더이상 민주화운동으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지난 2020년 8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고,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후보가 자신에게 "광주민주화운동은 단 한 번도 광주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도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하는 시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1997년부터 '무주택자의 날'을 제정했던 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를 맡으며 무주택자의 입장에 깊이 공감했다. 무주택자의 입장에 대한 깊은 공감이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온갖 방해와 저항을 뚫고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진심으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되고 싶다면, 집값이 폭등한 유주택자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온라인으로 쉽게 원하는 대답을 조작하려 하지 말고, 하루하루 생계에 집중하느라 언론에 목소리조차 낼 여력이 없는 이들이 있는 현장으로 나가보길 바란다.

 

여전히 서울 거주 가구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가 아닌 집값 상승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다. 영끌은커녕 최저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서 벗어나는 것이 꿈인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서울 곳곳에 있다.

 

<오마이뉴스 2021년 6월 3일> 무주택자의 날, 노무현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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