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시골 교회 취재를 했습니다. 아, 저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아름다운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기독 정론지 <뉴스앤조이> 2년 차 기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부러워하는 미담 사례 전문 기자입니다. 간혹 사람들이 <뉴스앤조이>에서 근무하면 메말라지지 않냐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그 반대입니다. 더 영성이 깊어졌습니다. 미담 사례만 취재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교회의 가장 아픈 부분을 보면서 하나님이 얼마나 교회를 보며 아파하실까 하는 애통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열매 없는 한국교회를 자랑할 수 없는 가난한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니 어찌 기도하지 않을 수 있고,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뉴스앤조이> 기자는 참으로 복된, 하늘을 상급으로 받은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입니다. 마음뿐 아니라 실제로 삶이 가난하기도 합니다.
제가 시골 교회 취재로 첫 문을 연 것은 시골 교회 취재가 마음이 가난해지게 하는 수많은 취재들 사이에서 ‘하나님께 한국교회에도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바알에 무릎 꿇지 않는 칠천 인이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몇 안 되는 취재이기 때문입니다.
경상남도, 전라남도, 강원도, 충청도 전국 팔도를 다니며 지난 6개월간 8개의 교회를 취재했습니다. 취재한 교회들은 하나같이 작고 미약한 교회였습니다. 교인이 10여 명밖에 안 되는 교회도 있었고 많아야 50여 명인 교회들이었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교회들이 참으로 크고 놀라운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들이나 교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하는 일은 너무 작고 초라하다고 손사래 치지만, 제 눈에는 서울의 돈 있고, 힘 있고, 사람 넘치는 큰 교회들의 사역보다 더 귀하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시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을 위한 한글 학교, 취미라고 쓰고 텔레비전 본다라고 읽는 삶에 문화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시골 주부들을 위한 문화 강좌, 하나같이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시골 교회 취재는 하나님 앞에 자랑거리일 뿐만 아니라, 높아져 있는 저의 마음을 반성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사실 처음 취재할 때는 시골 교회 교인들을 약간 깔아봤습니다. 교회가 하는 사역 대부분이 목회자 부부의 노력으로 이뤄지거든요. 왜 교인들은 아무 일도 안 할까 하며 판단했었죠. 근데 시골 교회를 다니면서,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제가 얼마나 배부른 돼지인가를 알게 됐습니다.
뭘 하고 싶어도 농사일에 절고, 가난하고, 가정은 하나같이 파괴되었고, 젊은이들은 농촌을 떠나 나이 든 분들만 있고, 한글도 배우지 못했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혜택이란 혜택은 모두 받고 자란 제가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교회를 쓸고 닦고, 천 원짜리 구깃한 것 꺼내 과부의 두 렙 돈처럼 헌금하고, 새벽마다 예배당에 나와 기도하는 이들을 제가 무슨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이제 갓 30을 넘긴 저는 이분들의 값없는 희생을 기반으로 자랐습니다. 이분들의 피땀으로 이룩한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밥 없으면 라면 먹으면서 자랐습니다. 제대로 된 민주화 운동 한 번도 안 하고 민주주의를 맘껏(요즘에는 조금 어려워졌지만) 누리며 살았습니다. 이분들이 기도로 세운 교회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며 지금도 복된 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나는 지금 공부도 많이 했고, 나름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산다고 이분들의 삶을 평가하다니요. 반성했습니다. 이들이야말로 하나님 앞에 자랑할 만한 분들이 아니겠습니까. 보잘 것 없는 사람들 들어 귀히 쓰시는 하나님. 성경 말씀은 참으로 진리입니다.
오늘도 하나님나라는 이처럼 이름도 빛도 없는 작고 연약한 자들 때문에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빛도 없는 성토모 여러분의 삶 속 작은 노력도 이와 같습니다. 1만 원 후원, 기도 모임 참석, 토지 정의 공부 하나같이 귀한 걸음입니다. 저는 또 여러분 덕에 공짜 은혜를 누리는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