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석훈 박사 논란의 가장 큰 핵심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평가에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우석훈 박사뿐만 아니라 이번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수현 교수를 가장 극렬하게 비판한 사람은 바로 경실련의 김헌동 본부장입니다다. 우석훈 박사나 김헌동 본부장의 생각은 비슷해 보입니다.
“참여정부는 토건족과 관료에게 먹혀서 토건정부가 되었고, 게다가 참여정부 부동산정책도 집값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실패한 것이다. 실패한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에 참여했던 사람이 또 다시 서울시정에 참여한다는 건 말도 안 되고, 게다가 김수현 교수는 너무 올드패션이라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다.” 정도가 될 것입니다.
김헌동 본부장은 한술 더 떠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정책으로 인해 지금 집값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성공적이며, “노무현이 못 잡은 집값을 이명박이 잡았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결과만 놓고 보면 노무현 정부는 당시에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 때는 집값이 내려가고 있으니 성공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결과론적인 해석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부동산과 관련된 거의 모든 규제를 풀고, 토지불로소득을 더 허용하면서 부동산 경기를 띄워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거품이 꺼지는 지금의 대세하락 국면에서는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단지 집값이 내려가고 있으니까 어쨌든 노무현 정부 때보다는 그래도 나은 것 아니냐는 생각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 이렇게 한번 비유해볼까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사람을 살리려고 하다가 여러 가지 상황과 한계로 인해 살리지 못했고, 한 사람은 사람을 죽이려고 하다가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그 사람이 살아나게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누군가를 죽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살아났기 때문에 살아난 사람이 그에게 "나를 살려줘서 고맙다"고 말해야 할까요? 김헌동 본부장의 주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김헌동 본부장은 자신이 부동산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분양원가공개를 노무현 정부가 하지 않으려 했고, 이런 점에서 노무현 정부는 토건정부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지난 참여정부 때 부동산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백가쟁명 식의 논쟁이 펼쳐졌고, 희년함께와 토지정의시민연대, 토지+자유 연구소에서는 분양원가공개는 부동산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부동산문제의 핵심은 토지불로소득을 누가 먹느냐를 둘러싼 싸움이고, 이를 위해 근본적으로 사회가 만들어낸 토지불로소득을 걷어서 사회를 위해 써야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었습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면서 잘했다고 칭찬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참여정부 때는 지금보다 모든 면에서 상황이 불리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경기 부양에 불을 때며 전 세계적인 거품이 형성되었고(그래서 미국도 결국 부동산거품 붕괴로 경제위기를 맞았고, 유럽도 지금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의 토건족과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 등에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맹공을 퍼부어댔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와는 반대로 지금 이명박 정부는 뉴타운으로 집값을 올려주겠다고 공약을 하고 정권을 잡았는데, 전 세계적인 부동산거품이 붕괴되어 집값이 오히려 내려가는 대세하락 국면을 맞은 상황입니다. 이런 걸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또한 참여정부 당시 집값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부동산시장에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던 소위 ‘부동산 오적(정부관료, 보수언론, 어용학자, 재벌건설사, 정치인)’들은 집값이 내려가는 지금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에 개입하고 규제를 풀어서 집값을 떠받치라는 모순적인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때는 집값이 올랐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집값이 내려가고 있으니 그래도 이명박이 잘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수현 교수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집값이 폭등하던 당시 부동산 오적이 사방에서 공격하는데, 진보진영도 공격하는 것이 더 아프고 힘들었다고.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그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당시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이셨던 전강수 교수님에게 아무 이유 없이 전화를 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수현 교수는 그러면서 그 때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김수현 교수에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감동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당시 집값을 잡지 못한 것이 김수현 교수의 잘못도 아닌데, 그가 왜 그렇게 고통당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주범인 부동산오적은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나 고통을 느끼지 않는데 말이죠. 세상에 어느 공무원과 관료가 자신이 한 일로 인해(아니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국민들의 고통을 생각해 그렇게 괴로워하고 우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그런 관료와 공무원이 있다는 얘기를 별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둘 다 직접 본 경험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때 수원역에서 몇 안 되는 사람들을 놓고 연설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역을 지나가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이명박! 이명박!”을 외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에게서는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벌써 거대한 권력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역사의 아이러니인지, 집값을 잡겠다던 노무현 대통령 때는 집값이 오히려 오르고, 집값을 올려주겠다던 이명박 대통령 때는 집값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넌 크리스천인 노무현 대통령은 "토지불로소득을 환수해 모든 사람을 위해 공평하게 씀으로써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을 현대 사회에 맞게 보장해야 한다"는 희년 정신에 더 가깝고, 기독교인이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은 희년 정신에서 더 멀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과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한 것이고,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성공한 것일까요?
그러게요 교수님. 부동산문제의 근원인 토지불로소득을 환수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부동산값이 안 오르겠지만,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국내 경기가 살아난다면 토지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장치를 무력화시켜 놓았으니 그 때는 정말 볼만 하겠네요. 그 때 가서 또 다시 허겁지겁 부동산대책 만든다고 난리를 치겠죠. 또 이런 사이클을 이용해 호머 호이트처럼 토지불로소득으로 떼돈을 버는 진짜 고수 투기꾼들은 살판 나고, 상투잡은 하우스 푸어 호구들과 집 없는 사람들은 계속 고통을 당할테구요. 하루 빨리 근본적인 해결책을 시행해야 할텐데, 오히려 부동산 오적보다 진보개혁진영에 싸워야 할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유사진리는 비진리보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토지 불로소득 환수,, 대천덕신부님 토지와 경제정의를 읽을때 땅을 국유화하는 중국 북한 공산주의가 성경적 토지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통일이 되었을때 북한 땅을 남한식으로 접근해서는 힘들다고 하면서 남한내에서 토지에대해 성격적으로 접근하는게 통일에 적한 한 모습이라고..사회주의가 기독교공동체를 그대로 따온거라고..그러니 극우주의자들은 깨어있는 기독교인들 말을 빨갱이로 볼수도 있고..진보개혁진영사람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니..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깨어있는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써시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김순주 님. 희년함께 고영근 사무처장입니다. 먼저 반갑고 질문 의견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년의 토지법을 현대에 맞게 적용하는 방법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rent)를 사회가 걷어서 모든 사람을 위해 쓰면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토지를 무리하게 일부러 국유화 할 필요는 없고, 토지가치세를 통해 지대를 걷어서 사회를 위해 쓰면 됩니다. 다만 북한에서는 토지가 국유화되어 있기 때문에 남한처럼 사유화시킬 필요는 없고, 토지를 민간에게 임대해주고 토지사용료(지대)를 걷어서 사회를 위해 쓰는 '공공토지임대제'를 실시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남한과 북한 모두 지대를 걷어서 사회를 위해 씀으로서 모두에게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는 희년 토지법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자기가 노동한 결과는 최대한 보장해주면 "자기 땅에서 자기 노동의 열매를 누리는" 희년의 상태가 실질적으로 구현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성경적인 원리와 대안을 극우주의자들은 '빨갱이'라고 공격하고, 마르크스주의 진보진영은 '회색분자'라고 공격합니다. 진리의 길은 외롭고 힘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