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 달이 중천을 지나 이제 지평선 너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시간이지만 곤비치 않은 까닭은 지금 이시간이 종이위에 사랑하는 임에게 전하는 마음을 새기는 시간인 까닭입니다. 임은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분이시지만 임을 향한 저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을 주체 할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임이시여! 비록 임이 저를 대하시듯 하지 못하나 최근 제 마음으로 임을 묵상할 때에 새삼 임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위대한 것인지를 깨달아 갑니다. 한 인생을 지으시고 항상 함께하시며, 우리네 인생의 질곡과 그 무게를 모두 알고 또 함께 져주시고, 이를 우리가 임과 같이 되기까지 인내하시는 임의 사랑을……. 저는 비록 여기와 저기로 방황하며 임을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밥 먹듯 하지만 오직 임, 한분만은 항상 거기에 계셔서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가 임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한껏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벌거벗은 존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사랑받지 못하며 추한 우리의 본모습으로 인해 버림받는 것이 두려우므로 스스로를 속이고 이웃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더 큰 능력과 권세를 추구하여 미노타우로스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지만, 오직 임, 한분만은 홀로 전능하시되 우리가 임을 버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능력을 인한 통제와 지배를 거부하셔서 온전한 자유를 허락하심으로 참사랑의 가능성을 열어두셨습니다.
한편, 임께서 우리가 사는 이 우주를 지으시며 마음이 어떠셨을 지를 묵상할 때에 임의 사랑을 위한 열정과 그 인내의 깊이가 무궁하신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적어도 이 우주의 나이가 백 억년은 넘는다는데, 그 긴긴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지으셨는지……. 그 어미가 임신 중에 복중의 아이가 세상에 나올 날을 손꼽으며 기다림과 같이 임께서는 사람이 나타날 때 까지 우리가 살아갈 우주를 기초를 닦으시는 순간부터 매분 매초를 인생의 마지막 순간과 같이 소중이 하시며 마음에 새기고 계셨을까요? 비록 타락했지만 너무도 아름답고 광활하며 섬세한 이 우주를 보노라면 너무나 황송할 다름입니다. 그 사랑이 너무도 감사하고 소중하지만 그것이 한편 저의 마음으로 근심하게 하고 또 아프기까지 하는 것은... 임의 그 모든 수고와 기다림, 그리고 사랑을 우리가 모두 망쳐놓았고 거의 좌절시켰기 때문입니다. 참 포도가 열리기를 바라셨으나 들 포도뿐이었고, 선한 것을 구하셨으나 우리는 악을 행할 뿐입니다. 우리의 죄 때문에 임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죽을까봐서 그 곁에 두지도 못하시고, 어미가 낳은 자식을 안아보지도 못하고 원수에게 빼앗겨야하는 그런 슬픔을 겪으신 임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할 때에 저 또한 죄인이며 공범자이고. 임의 가슴에 비수를 꼽은 자객이었음이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임이시여, 당초 우리에게 자유라는 것을 주지 않으셨다면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임의 전능함으로 온 우주를 다스리시고 이끄시는 크신 분께서 어째서 우리와 같이 작은 존재들에 대해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으로 오시는지……. 그 자유라는 것 때문에 우리는 죄를 선택하여 임의 영겁의 세월에 걸친 공로를 한순간에 무너뜨렸고 그런 우리에게 선고된 죽음이라는 형벌을 예수님께서 대신 지셔야 했던, 하나님이신 임께서 인간과 같이 되셔서 스스로 그 승리를 장담 할 수 없을 불확실성의 혼돈속에서 죽음과 싸우셔야만 했던 무서운 대가를 치르셨습니다. 이 모든 대가를 기꺼이 감당하실 만큼 우리의 자유가 소중 하셨는지요? 임께서 스스로를 내던지시기까지 온전한 사랑을 이루심이 소중하셨는지요? 우리는 항상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드러남을 두려워하고 가식의 옷을 입고 자아의 동굴에 숨고 통제와 지배의 힘을 구하는데, 오직 당신 한분만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심에도 사랑하시고, 전능하시지만 온전한 사랑을 위하여 이를 내려놓으시고 무력함으로 통제와 지배가 아닌 자유를 허락하셔서 우리를 친구로 부르셨습니다.
저는……. 그래서 임께서 주신 그 자유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임의 온전한 사랑만이 두려움을 내어 쫒아 우리의 영혼을 회복시키시고 힘과 능력이 아닌 오직 사랑으로 우리를 항복시키십니다. 이제 임께서 목숨으로 지키신 이 소중한 자유를 다시 임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오로지 중심에서 샘솟는 마음으로써, 저를 사랑해주신 임을 사랑하고. 임께서 사랑하시는 이웃을 또한 사랑합니다. 사랑으로 말미암아 임의 의로우심을 쫒아 행하고, 제 모습이 비록 추하지만 임의 사랑을 믿는 그 한가지로써 임의 품에 안기기 원합니다. 제가 날마다 임께 참된 예배를 드리니……. 이는 제가 항상 자유로써 임을 사랑하는 그것입니다. 임께 모든 영광과 존귀가 영원히 있음을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