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따라 비교적 많은 곳에 선교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부터는 단순한 동행인이 아니라 어른들과 동등한 사역자로서 대접을 받으며 선교사의 꿈을 키웠었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선교지에 가지 않았기 때문인지, 사실 선교사역에 대한 열정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였다. 대부분이 제3세계인 선교지를 다니기 보다는 한국에서 또는 선진국에서 공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삶을 꿈꾸었던 것일까?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다”라는 책을 통해 선교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시 접하면서 무언가 잊고 살아왔던, 무디어졌던 마음이 새롭게 깨어났다. 책속에는 아프가니스탄, 인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러시아, 베트남, 이란의 선교사역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나는 이 책을 통해 선교사님들의 헌신과 그것을 통해 피어난 주님의 역사하심을 보았다.
책 속의 많은 이야기들 중 특별히 정선생님 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정선생님은 한국의 대기업 간부였다가 은퇴하시고, 캐나다로 이민 가 구두 수선공으로 나름 보람찬 생활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살고 계셨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교회의 전도 훈련에 참석하게 된 것을 계기로 복음 전하는 일에 열정을 쏟기 시작하신다. 자신의 직장인 구둣방이 사역지가 되어 손님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 결과 천명도 넘는 사람이 주님을 만나는 역사가 일어났다.
그러다가 목사님의 요청으로 가게 된 아프가니스탄, 정선생님은 부인과 함께 그곳의 열악한 환경을 안타까워하며 그 곳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오염된 우물물을 사람이 어떻게 마시느냐며 자신들의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돈을 모아 깨끗한 우물을 만들고, 총에 맞아 눈을 다친 아이를 마치 친자식인양 온 동네를 찾아다니며 그 아이를 고쳐줄 의사를 수소문해 그 아이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선생님 부부의 사역이야기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한편 이 책을 읽고 있을 때쯤, 나는 사무엘상 말씀을 묵상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사무엘상 7장 말씀을 통해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깨닫게 되었다.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블레셋군과 맞서는 것이 두려워 사무엘 선지자에게 자신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해주기를 요청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두렵고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사역자들이,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것과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을 위해 사무엘과 같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묵상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달란트란 재능과 은사뿐만 아니라, 태어나고 자란 환경과 가정형편도 달란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한 환경 속에서, 내가 배우고 학습한 것들과 그 안에서 자라난 나의 인격, 내가 가지고 있는 물질, 시간 등은 모두 타인을 위하여 줄 수 있다. 또한 달란트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사람들에게 줄 여러 가지 달란트를 더욱 계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학생시절에 열심히 공부하고 학습하므로 사역자로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달란트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과 함께...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다”라는 책과 사무엘상 큐티 말씀은 비교적 풍요롭고 자유로운 한국, 그것도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나에게 막중한 책임을 보여주었다. 주님께서 계획하신 나의 비전이 풀타임 선교사일 수 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러한 달란트를 갖고 있다는 것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임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지금, 2011년 12월, 내 나이 16살, 이 시간에 이것을 깨달은 것도 은혜이고 달란트가 아닐까! 주께서 주신 은혜와 달란트가 헛되지 않도록 철든 청소년으로 거듭나, 앞으로 펼쳐질 나의 남은 시간들이 주께서 보시기에 아름답게 사용되어지길 소망한다.
김유승 목사님을 닮아서 정말 씩씩하고 올곧군요.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