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정의센터희년커먼즈 K-CLT 구상 비전 설명회
강진에서 시작하는 한국형 CLT, 첫 공론장의 문을 열다
지난 5월 16일 토요일, 희년평화빌딩 평화마당에서 "희년커먼즈 K-CLT 구상 비전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자리는 희년함께 토지정의센터와 모라비안앤코가 함께 준비한 자리로, “땅은 공동체가, 집은 개인이”라는 문장을 중심에 두고 한국형 공동체토지신탁, K-CLT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발표는 네 명의 발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은호 본부장은 <현대판 희년공동체로서 CLT>를 소개하며, 공동체토지신탁이 단순한 주거 모델이 아니라 성경적 토지 원리의 현대적 실천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CLT는 비영리 조직이 토지를 영구적으로 보유하고, 건물은 개인 또는 거주자가 이용·소유하는 방식으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분리하는 모델입니다. 이를 통해 토지 가치를 사유화하지 않고 공동체 안에 저장하고 다음 세대와 나누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김덕영 센터장은 <강진 빈집 재생을 통한 한국형 CLT의 출발>을 발표했습니다. 희년커먼즈의 큰 그림은 토지와 자원을 독점의 대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할 생명의 기반으로 보고, 이를 강진의 빈집 재생이라는 구체적 현장에서 실험해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강진의 빈집 하나가 전국 공유지 확대 운동의 첫 번째 실물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서지우 파트장은 <일본의 빈집 활용 사례>를 통해 강진의 미래를 상상하게 했습니다. 일본은 이미 빈집을 단순한 철거 대상이 아니라 지역 활성화 자원으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오노미치 빈집재생 프로젝트, 이시노마키의 마키구미, 이가시의 NIPPONIA HOTEL, 오사카 후세의 세카이 마을호텔 사례는 모두 빈집이 지역의 문화, 체류, 관계, 경제를 다시 살리는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의홍 본부장은 <플레이스브랜딩을 통한 빈집 활성화와 추진계획>을 중심으로, 강진의 빈집이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드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강진 K-CLT는 집 한 채를 고치는 사업이 아니라, 사람과 지역과 이야기를 다시 연결하는 일입니다.
질문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번 설명회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발제만큼이나 참여자들의 질문과 토론이었습니다.
“강진의 매력은 무엇인가?”
“외부 사람들이 왜 강진에 와야 하는가?”
“출자자를 모집하려면 어떤 홍보자료가 필요한가?”
“강진의 수요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단기 체류, 피정, 워케이션, 귀촌 실험이 실제로 연결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강진 K-CLT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현실적인 과제였습니다. 동시에 이 질문들이야말로 이 구상이 책상 위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 현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강진의 매력은 단순히 집값이 싸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강진은 다산의 유배 서사, 병영성의 역사, 농촌의 생태적 풍경, 느린 삶의 리듬,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빈집 자원을 함께 품고 있는 지역입니다. 문제는 이 매력을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고, 실제 체류 수요와 참여 수요로 연결할 것인가입니다.
앞으로의 방향: 설계와 공론장
희년함께 토지정의센터는 앞으로 이 구상을 두 축으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첫째는 "설계"입니다.
한국형 CLT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소유 구조, 출자 구조, 이용권, 운영 방식, 수익 재투자 구조, 지역 협력 방식이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땅은 공동체가, 집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어떻게 법적·재정적·운영적 구조로 구현할 것인지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입니다.
둘째는 "공론장"입니다.
이 실험은 몇몇 기획자의 머릿속에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참여자, 출자자, 지역 주민, 귀촌 희망자, 교회와 단체, 전문가, 청년들이 함께 질문하고 토론하며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번 설명회는 그 첫 공론장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지속적인 논의의 장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6~7월, 강진 1박 2일 워크숍을 준비합니다
다음 단계로 6~7월 중 강진 1박 2일 워크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단순한 답사가 아니라, 강진 K-CLT의 가능성을 몸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강진의 빈집 후보지를 둘러보고, 지역의 생활 리듬을 느끼고, 실제 체류 프로그램과 운영 모델을 상상하며, 참여자들이 함께 “이곳에서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까”를 묻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강진 K-CLT는 아직 완성된 모델이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우리는 빈집을 폐허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토지를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의 기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집을 소유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와 정착과 회복의 공간으로 다시 상상하고 있습니다.
강진에서 시작하는 이 작은 실험이 한국형 CLT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언젠가 전국 곳곳의 빈집과 마을, 교회와 공동체, 청년과 가족들의 삶 속에서 새로운 희년의 공간으로 자라나기를 기대합니다.
"땅은 공동체가, 집은 사람이"
한국형 CLT의 첫 질문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