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저녁, 희년평화빌딩 평화마당에 기독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모인 자리였습니다. 변화를 기대하며 이 자리를 찾아주신 분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희년실천센터는 오늘 이 포럼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포럼은 희년실천센터의 기독시민 부동산 문제 인식 조사 결과 발표로 문을 열었습니다. 4월 19일부터 5월 10일까지 4주간, 294명의 기독시민이 응답해주신 이 조사는 기독교인의 부동산·보유세 인식과 희년 사상의 연결을 데이터로 확인한 국내 최초의 시도입니다.
조사 대상이 희년함께 회원 및 관심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일반 기독시민 전체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숫자들은 분명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94.6%가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했고, 85.1%가 보유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87.8%는 부동산 문제가 신앙적 사회정의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기독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숫자가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63.9%가 교회가 이 문제에 거의 침묵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공동체, 공감하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교회의 현실이 데이터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이 간극이 오늘 포럼의 이유였습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근주 교수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땅의 신학을 풀어주셨습니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부터 레위기 희년 규례, 에스겔의 토지 분배 명령, 예수님의 공생애까지 — 성경이 얼마나 일관되게 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교수님이 짚어주신 희년 규례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토지의 사적 소유를 금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기보다, 그 누구도 땅을 얻지 못한 채 종살이처럼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주민에게까지 땅이 분배되어야 한다고 명령하는 에스겔의 본문은, 성경이 말하는 땅 정의의 지평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개혁 논의가 '1주택자 보호'를 한계선으로 삼고 있는 현실과 나란히 놓으면, 성경의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앞서 있습니다. 부동산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산돌교회 안영술 목사는 목회 현장의 언어로 교회의 현실을 진단해주셨습니다. 발제의 출발은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집값이 삶을 삼키고, 청년의 미래가 월세 앞에서 흔들리는 동안 교회는 어디에 있었는가.
목사님은 신학자 채드 마이어스의 언어를 빌려 교회가 처한 현실을 꿰뚫었습니다. 교회가 부동산 문제에 침묵하는 이유는 단순히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교회 자신이 이미 맘몬의 논리를 내면화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설교했던 교회, 불로소득 구조의 수혜자가 된 교회 — 그 교회가 희년을 설교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희년을 적용해야 한다는 진단은 묵직하게 울렸습니다.
그러나 발제는 정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주택 성도를 정죄의 대상이 아닌 '불안의 노예'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목회적 시선, 그 불안에서 '청지기'로 해방시키는 것이 오늘 목회자의 사명이라는 제안은,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따뜻하게 제시해주었습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오늘날 교회들이 처한 상황과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현장에 모인 기독시민들의 목소리가 하나씩 더해지며, 이 자리가 단순한 포럼이 아니라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확인하는 시간임을 느꼈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외치는 기독시민이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이 한데 모이는 첫 걸음이었습니다.
포럼을 마치며 희년실천센터는 한 가지를 더 선명하게 인식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로 시작된 부동산 개혁의 기대감이, 1주택자 보호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할 때입니다. 희년함께가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끝이 아닙니다. 기독시민 서명 캠페인, 희년학교, 희년실천주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의 출발점입니다. 294명의 응답이 데이터로, 오늘 이 자리의 목소리가 운동으로 이어지도록 희년함께는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바라는 기독시민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포럼 자료 확인하기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ew-hqQVlOZVfB0XhOYdw-ZLfFXt2e1Gt?usp=sharing
*포럼의 영상은 이번주 중 유튜브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1일 저녁, 희년평화빌딩 평화마당에 기독시민들이 모였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바라는 마음 하나로 모인 자리였습니다. 변화를 기대하며 이 자리를 찾아주신 분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희년실천센터는 오늘 이 포럼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포럼은 희년실천센터의 기독시민 부동산 문제 인식 조사 결과 발표로 문을 열었습니다. 4월 19일부터 5월 10일까지 4주간, 294명의 기독시민이 응답해주신 이 조사는 기독교인의 부동산·보유세 인식과 희년 사상의 연결을 데이터로 확인한 국내 최초의 시도입니다.
조사 대상이 희년함께 회원 및 관심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일반 기독시민 전체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었지만 숫자들은 분명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94.6%가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했고, 85.1%가 보유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87.8%는 부동산 문제가 신앙적 사회정의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기독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숫자가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63.9%가 교회가 이 문제에 거의 침묵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알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공동체, 공감하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교회의 현실이 데이터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이 간극이 오늘 포럼의 이유였습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근주 교수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땅의 신학을 풀어주셨습니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부터 레위기 희년 규례, 에스겔의 토지 분배 명령, 예수님의 공생애까지 — 성경이 얼마나 일관되게 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교수님이 짚어주신 희년 규례의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토지의 사적 소유를 금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기보다, 그 누구도 땅을 얻지 못한 채 종살이처럼 살아가서는 안 된다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주민에게까지 땅이 분배되어야 한다고 명령하는 에스겔의 본문은, 성경이 말하는 땅 정의의 지평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개혁 논의가 '1주택자 보호'를 한계선으로 삼고 있는 현실과 나란히 놓으면, 성경의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앞서 있습니다. 부동산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산돌교회 안영술 목사는 목회 현장의 언어로 교회의 현실을 진단해주셨습니다. 발제의 출발은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집값이 삶을 삼키고, 청년의 미래가 월세 앞에서 흔들리는 동안 교회는 어디에 있었는가.
목사님은 신학자 채드 마이어스의 언어를 빌려 교회가 처한 현실을 꿰뚫었습니다. 교회가 부동산 문제에 침묵하는 이유는 단순히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교회 자신이 이미 맘몬의 논리를 내면화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설교했던 교회, 불로소득 구조의 수혜자가 된 교회 — 그 교회가 희년을 설교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희년을 적용해야 한다는 진단은 묵직하게 울렸습니다.
그러나 발제는 정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주택 성도를 정죄의 대상이 아닌 '불안의 노예'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목회적 시선, 그 불안에서 '청지기'로 해방시키는 것이 오늘 목회자의 사명이라는 제안은,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따뜻하게 제시해주었습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오늘날 교회들이 처한 상황과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현장에 모인 기독시민들의 목소리가 하나씩 더해지며, 이 자리가 단순한 포럼이 아니라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확인하는 시간임을 느꼈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외치는 기독시민이 여기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흩어져 있던 목소리들이 한데 모이는 첫 걸음이었습니다.
포럼을 마치며 희년실천센터는 한 가지를 더 선명하게 인식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로 시작된 부동산 개혁의 기대감이, 1주택자 보호 논리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할 때입니다. 희년함께가 더욱 분발해야 할 이유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끝이 아닙니다. 기독시민 서명 캠페인, 희년학교, 희년실천주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의 출발점입니다. 294명의 응답이 데이터로, 오늘 이 자리의 목소리가 운동으로 이어지도록 희년함께는 계속 걸어가겠습니다.
부동산 개혁을 바라는 기독시민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포럼 자료 확인하기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ew-hqQVlOZVfB0XhOYdw-ZLfFXt2e1Gt?usp=sharing
*포럼의 영상은 이번주 중 유튜브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